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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을 피해 그늘만 찾던 여름날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벌써 햇살이 그리운 계절이 되었다. 골목길의 아이들도 햇살 아래에 모여 앉아 놀고 있고 공원의 노인들도 햇살다툼을 한다. 약간의 기온차를 이기지 못하는 인간이 참으로 나약해 보이기도 한다. 

하얀 얼굴을 버릴까봐 노심초사하는 여인네들은 아직 큰 모자 벗기를 주저하지만 따스한 햇살의 매력을 외면할 수 없다. 가을의 모자는 하나의 패션일 뿐 햇살을 방해하려는 목적이 아니다. 

우리 인간은 태양과 햇빛없이 살 수 없다. 그래서인지 예로부터 태양과 햇빛을 찬양하는 시나 노래, 글이 많다. 에머슨은 ‘햇빛은 으뜸가는 화가이다. 햇빛이 아름답게 비춰주지 못할 만큼 추한 것은 없다.’라고 하여 햇살을 찬양했고 실러는 ‘메시나의 신부’중에서 ‘태양이 빛나는 한 희망 또한 빛난다.’라고 했다. 

태양과 햇살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준다. 많은 시인들에게 있어서 태양은 하늘의 문이라고 설파한 사람도 있다. 어찌 시인들뿐이랴. 고흐의 그림을 보라. 강렬한 태양의 이미지를 그는 화폭에 옮기고야 말았다.  

태양은 젊음이며 생명이다. 태양을 사랑하는 사람이 젊음을 누릴 수 있으며 생명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실내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창을 내고 햇살을 받아들인다. 움직이는 실내인 자동차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옆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도 좋지만 햇살은 역시 위에서 쏟아지는 것이 제 맛이다. 에어컨을 틀던 자동차도 이제는 창문을 열고 시원한 바람을 즐기거나 햇살을 즐기게 되었다. 내 차에는 파노라마 글래스라는 것이 달려서 천정이 온통 유리로 되어 있다. 칸막이를 열면 유리창 안으로 가을하늘이 파랗게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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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루프(Sunroof)는 말 그대로 태양을 위한 지붕이다. 사브자동차와 다른 브랜드의 차에서는 밤에 드라이브를 즐기는 연인들을 위해 문루프(Moonroof)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그러나 가을에는 선루프라는 표현이 제격이다. 

폭스바겐의 귀여운 자동차 비틀 오픈카. 열려진 지붕 위로 꽃나무가 솟구치고 Hello sunshine! 이라고 외친다. 햇살을 즐기라는 즐거운 강요다. 오픈카의 매력은 스피드로 바람을 즐기는 것과 햇살을 즐기는 두 가지인데, 스피드를 양보하고 햇살을 업어왔다. 폭스바겐의 비틀다운 광고다. 

이 광고를 보면 오픈카를 소유하고 싶은 욕망을 꿈틀거리게 한다. 이 광고를 보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나 폭스바겐 영업소를 향해 전화기를 들었을까. 

폭스바겐은 또 선루프가 주는 행복감을 동물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햇살은 생명체의 본능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문득 밖을 보니 저만큼 햇살이 물러나 있다. 서둘러 원고를 마감하고 운동화를 찾아 신어야겠다. 오늘의 저 햇살은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을 테니 말이다.

 

Writer pro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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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카피연구실 대표
카피라이터/광고평론가/작가
한양대학교 사회교육원 광고학교수
www.choicopy.com
2009/10/23 21:21 2009/10/23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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